투자자문회사 비비케이(BBK)의 대표를 지낸 김경준(41)씨는 어떤 사람일까.
김씨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연방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12월 비비케이의 후신인 옵셔널벤처코리아에서 회삿돈 380억원을 빼돌려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2003년 5월 비벌리힐즈의 집에서 미국 연방수사관에 체포됐다. 그에겐 공금횡령, 자금세탁, 공·사문서 위조 등 3가지 혐의가 걸려있다.
김씨는 6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코넬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이후 모건스탠리 등 대형 증권사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7일 “2000년 12월 경제부 기자 시절 서울시청 부근 삼성생명 빌딩에 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엘케이(LK)이뱅크 사무실을 취재했는데, 그때 이 전 시장이 내게 ‘하버드 출신의 아비트리지(차익거래) 전문가’라고 김경준씨를 소개해 준 적이 있다. 김씨가 당시 대표이사 직함이 담긴 명함도 줬고, (이 전 시장과) 두 사람이 동업자 관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최근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장로이자 권사였던 김씨 부모의 당부가 있고, 김씨 역시 그 분야 전문가였기 때문”에 함께 사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비비케이 운영 당시에도 역외 펀드 운용 등 파생상품에 주력했으나 자금유용 등의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대표이사 해임권고를 받았고 이후 옵셔널벤처 코리아로 비비케이의 이름을 바꿔 대표직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는 2001년 12월 회삿돈 380여억원을 빼낸 뒤 위조여권으로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듬해 3월 김씨는 미국의 손꼽히는 부촌인 비벌리힐즈에 320만달러 짜리 집을 사들이기도 했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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