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앞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 기사가 실린 <한겨레>를 읽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에 있는 군정, 개발독재의 잔당들이 누구인지 손 전 지사는 구체적으로 실명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한나라 ·민노당에 탈당 뭇매
한나라당 “15년 먹던 우물에 침뱉나”
한나라당은 20일 꾹 참았다는 듯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손학규 전 지사에 비난을 퍼부었다. 손 전 지사의 정치적 부상을 미리 견제하자는 의도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 대해 ‘군정 잔당과 개발독재 잔재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 실명을 밝혀 달라”며 “한나라당에서 장관, 경기지사까지 한 사람이 남아 있는 사람들 등에 칼을 찌르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15년 동안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 대변인인 한선교 의원은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명박·박근혜·손학규)이 살다가, 아주 작은 방에 식구도 없이 특별한 세간도 없이 살던 분이 집 주인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사를 나간 것이라, 그 집에는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다”고 조롱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도 “한나라당이 변화를 위한 고통을 거부하고 있다”는 손 전 지사 발언을 에둘러 반박했다.
이 전 시장은 한나라포럼 강연에서 “한나라당의 과거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한나라당이 아직 비판받아야 할 점도 있지만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경북 영주 뉴라이트 발대식에서 “뉴라이트의 근본 정신은, 개혁을 핑계로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는 좌파의 잘못된 개혁도 아니고 무조건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와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민노당 “제3지대는 잡탕·우범지대”
민주노동당의 대선 주자 3인이 20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일제히 비판했다.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손학규 전 지사는 탈당하면서 ‘미래’를 얘기했는데, 그가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라 한나라당(당시 민자당)에 간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지역정치요, 패권정치다. 손 전 지사는 왜 한나라당에 갔고, 왜 지금까지 몸 담고 있었는지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한양대 초청강연에서 “손 전 지사와 구여권이 주창하는 ‘제3지대’는 걸어온 길과 소신, 철학이 다른 사람들의 ‘잡탕지대’에 불과하다. 열린우리당 실정을 책임지지 않고 뛰쳐나온 사람, 한나라당 대선 후보 되기 힘드니까 뛰쳐나온 사람이 모인 ‘제3지대’는 이미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의원은 “국민들은 왜 이 나라의 보수정당은 대선을 앞둔 시기만 되면 주요 정치인이 탈당과 분당을 거듭하는지를 쉽게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군정 잔당과 개발독재 잔재가 한나라당에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손 전 지사의 지적에 대체로 공감한다”고 한나라당 비판에 무게를 실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민주노동당의 대선 주자 3인이 20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일제히 비판했다.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손학규 전 지사는 탈당하면서 ‘미래’를 얘기했는데, 그가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라 한나라당(당시 민자당)에 간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지역정치요, 패권정치다. 손 전 지사는 왜 한나라당에 갔고, 왜 지금까지 몸 담고 있었는지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한양대 초청강연에서 “손 전 지사와 구여권이 주창하는 ‘제3지대’는 걸어온 길과 소신, 철학이 다른 사람들의 ‘잡탕지대’에 불과하다. 열린우리당 실정을 책임지지 않고 뛰쳐나온 사람, 한나라당 대선 후보 되기 힘드니까 뛰쳐나온 사람이 모인 ‘제3지대’는 이미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의원은 “국민들은 왜 이 나라의 보수정당은 대선을 앞둔 시기만 되면 주요 정치인이 탈당과 분당을 거듭하는지를 쉽게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군정 잔당과 개발독재 잔재가 한나라당에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손 전 지사의 지적에 대체로 공감한다”고 한나라당 비판에 무게를 실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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