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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밀어붙인 노 대통령 ‘오발탄’

등록 2005-01-07 21:52수정 2005-01-07 21:52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사퇴 기자회견을 한 7일 저녁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부 관계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모여 있다. 이정우 기자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사퇴 기자회견을 한 7일 저녁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부 관계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모여 있다. 이정우 기자
청와대 “버티기 어렵다” 판단한 듯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7일 사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교육 부총리 도덕성 논란이 사흘 만에 막을 내렸다. 이 부총리는 현 정부 들어 최단명 장관으로 기록되게 됐고, 집권 3년차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도 이번 파문으로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노 대통령은 8일 외국출장에서 귀국하는 이해찬 총리와 협의를 거쳐 이 부총리의 사의 수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지만, 사실상 교체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노 대통령이 곧바로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이 총리와 협의 절차를 거치기로 한 것은 총리의 각료 제청권을 존중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 부총리 회견 직후 김우식 비서실장과 몇몇 수석들이 구수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고 김종민 대변인은 전했다. 회의 분위기는 매우 침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이 부총리 사의 표명에 앞서 청와대 쪽의 의사가 전달됐느냐’는 질문에 “회견 이후 교육부 차관이 김우식 실장에게 공식사의를 전달했고, 김 실장이 노 대통령에게 이런 사실을 보고한 것이 전부”라며 “다만 비공식적인 것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상의 관례로 미루어 보면 비공식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가 이 부총리 문제를 자진사퇴 형식으로 서둘러 정리한 것은 더 방치할 경우 정권 차원의 도덕성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재고는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이 부총리 아들의 특례입학, 기업 입사과정, 각종 부동산 문제 등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며 불거지자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 카드를 고수할 경우 시민단체의 퇴진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비판여론이 점증하면서 자칫 집권 3년차를 맞은 노 대통령의 집권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또 오는 13일로 예정된 노 대통령의 연두회견을 앞두고 이번 사태를 깨끗이 매듭짓고 새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도 했음 직하다.

후임 인선은, 노 대통령이 “대학은 산업이 돼야 한다”며 대학교육의 개혁을 유독 강조한 터여서, 이 분야에 정통한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부총리 파문을 거친만큼 인물검증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기철 기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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