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은행수수료와 대부업체 이자율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열린우리당의 한미FTA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이 밝혔다.

송 의원은 17일 재정경제위원회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행 은행법 제30조와 대부업법 제8조 등에 명시된 수수료, 이자율 등의 최고한도를 제한한 금융유보안이 이번 4차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금융유보안은 현재유보 16건, 미래유보 4건, 비합치 확인 20건 등 총 40건으로 구성됐는데 이중 비합치 확인에 은행수수료, 이자율과 중소기업 의무대출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서비스.투자 분야의 개방이 대개 포괄주의(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하게 돼 이 경우 국내 제도.규제 가운데 FTA 주요 원칙에 어긋나는 '비합치 조치'는 FTA 협상에서 유보안에 명시해야 개방 대상에서 벗어난다.

송 의원은 "한국은 일본, 미국 등에 비해 싼 수수료가 유지되고 있으나 한미 FTA와 동시다발적 FTA를 통한 시장 개방시 금융의 공공성을 제고하지 못한다면 은행수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FTA 반대단체들이 한미 FTA 체결시 은행수수료가 10배가 뛴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무근이지만 금융 건전성에 대한 통제권이 약화된다면 현재보다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은행의 중소기업 의무대출 금융유보안도 이번 4차 협상에서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은행은 한국은행 여신운용규정에 따라 원화대출금 증가액의 일정 부분을 중소기업에 대출해야 한다. 시중은행은 45%, 지방은행은 60%, 외은지점은 35%를 중소기업에 의무 대출해야 한다.

송 의원은 "외국인 지분이 높아지고 주주의 이익이 강조되면서 은행은 장사하기 쉬운 가계대출만 늘리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는 은행들과 외국인 주주들은 단기적 이익성장에만 눈이 어두워 우리 기업들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은 가계대출비율이 중소대출에 비해 4.2배나 높고, 기업은행을 빼고 나머지 시중은행 또한 가계대출 비율이 높다고 그는 강조했다.

황정우 기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