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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8㎏빠진 오세훈 시장 “조용히 운동하겠습니다”

등록 2006-08-04 16:26

2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한강둔치 잠실지구에서 열린 2006 서울국제여자비치발리볼대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구를 하고 있다. 2006.8.2 (서울=연합뉴스)
2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한강둔치 잠실지구에서 열린 2006 서울국제여자비치발리볼대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구를 하고 있다. 2006.8.2 (서울=연합뉴스)
“시장님, 바지가 좀 헐렁해지신 것 같아요.”

앞서 가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서울시 한 간부가 걱정스러운 듯 말을 건넸다. 취임 한 달, 오 시장의 몸무게는 8킬로그램이나 줄어버렸다.

숨가쁘게 달려온 선거유세 기간부터 취임 뒤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계속되는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오 시장은 “운동을 못해서 근육이 줄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철인 3종 경기대회에 출전했을 정도로 잘 알려진 ‘스포츠광’이다. 그러나 취임 직후 수해 때 서울시 공무원들이 비상경계 근무를 하고 있는 동안 호텔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은 뒤로는 운동 한 번 하는 것도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이명박 전임시장이 ‘황제 테니스’로 곤욕을 치렀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수해 기간 동안 골프를 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지라 몸이 한층 더 움츠려들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어쨌든 오 시장은 젊고 잘 생기고 게다가 만능 스포츠맨인 ‘스타’ 변호사에서 서울시민의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는 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해 호된 테스트를 한 번 치른 셈이다.

그 뒤 오 시장은 도마에 올랐던 호텔 헬스장 회원권도 처분해버렸다. 호텔 평생 회원만 받는다는 강남의 이 호텔 헬스장은 회원권은 보증금만 4000만원, 연회비가 198만원에 이른다. 그 뿐 아니라 “재임기간 동안에는 골프장엔 발을 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도 고쳐매지 않고, 오이밭에선 신발도 다시 신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2004년 6월27일 설악국제철인대회 완주한오세훈 전 의원.
2004년 6월27일 설악국제철인대회 완주한오세훈 전 의원.
어쨌든 서울시를 이끌어나가는 시장의 건강은 필수 아닌가. 오 시장은 체력유지를 위해 ‘조용히’ 운동할 수 있는 방법 찾기에 골몰했다. 시청 별관에 설치된 직원 체력단련시설을 이용하는 방안이 나왔지만 “고건 시장 때 시장이 운동하러 오니까 직원들이 불편해하더라”는 말이 나오는 바람에 탈락했다.

결국 오 시장은 공관 안에 러닝머신을 놓고 아쉬운대로 체력 관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가끔 여유 시간이 날 때는 공관 근처 구민회관에 가거나, 산에 오르기로 했다.


공관 입주 전 오 시장은 시장 당선 전 살던 집 부근에 있는 대모산에 다녀왔다고 했다. 오 시장은 “산을 내려오는데 알아보는 사람마다 손을 붙잡고 이런저런 격려와 당부의 말을 했다”며 “산을 내려오는 시간이 지체되고 일행들이 기다려야 했지만, 그분들이 바라는 시정을 생생히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얘기했다. 서민들과 더불어, 서민다운 운동을 하고, 서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4년, 그의 운동길이 한결 같은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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