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증오를 부채질하라”지지층 꾸려온 정치관행 달라질까

등록 2006-05-22 12:00수정 2006-05-22 14:44

여야 영수향해 “중층자아”“유신공주” 등 막말정치 ‘도마’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을 계기로 여야 정치권에서 이른바 ‘증오 증폭 정치 관행’에 대한 자성론이 제기될 수 있을까.

아직 전모가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반사이득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향한 증오를 증폭시키는 관행이 이번 테러사건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도 한나라당 의원을 폭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테러범 지모(50)씨가 경찰 조사 내내 "내가 무슨 죄가 있느냐"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는 경찰의 전언은 이번 사건과 증오심의 연관성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재선그룹의 선두주자격인 송영길 의원은 22일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 공동체 사이의 증오와 광기를 해소하려는 정치 지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병국 홍보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라는 것은 조정하고, 통합, 협의해 나가는 것인데 정치가 실종됐다"며 "정치권에서 더 이상 극단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자극하거나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증오와 광기가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고, 정치권도 상당부분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비롯해 각 정당은 지금껏 상대방에 대한 자극적인 공격을 통해 국민 마음 속에 잠재한 증오심과 폭력성을 부채질해 왔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유신공주', `수첩공주', `독재자의 딸', `친일파의 딸' 등 박 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성 막말은 모두 우리당 지도부가 만들어 언론에 공개한 표현들이다.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출신인 노혜경 노사모 대표가 피습사건 직후 박 대표에 대해 "박정희의 악몽과 겹쳐 있는 구시대의 살아있는 유령"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뒤 "60바늘 꿰맸다는 것을 보면 성형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비꼰 것도 대표적인 `증오 마케팅'의 사례라는 지적이다.

물론 한나라당도 틈날 때마다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 등 여권에 대해거친 표현을 써가면서 증오감을 부채질했다.

한나라당 소속 한 의원은 지난해 노 대통령의 정신상태에 대해 `중층자아병'이라는 막말성 주장을 펴 논란이 되기도 했고, `저격수'로 불리는 한 의원은 우리당의원 3명에 대해 `비륜삼적'(非倫 3敵)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희대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최근 보수와 진보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자신들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언어를 일상화했다"며 "이런 정치권의 모습이 테러라는 일탈행위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이제 정치권도 국민에게 분노를 일으키는 분노의 정치가 아니라,국민의 합리적인 판단을 이끄는 대화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이번 테러사건을 계기로 상대방을 향한 무조건적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하자는 주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부대변인 정치'의 폐해에 대한 자성론이 공감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원외 당직자들로 구성된 부대변인은 여야를 막론하고 각종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상대방에 대한 비난논평을 내놓는 것이 주된 임무다.

정치적 책임과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한 부대변인들은 당 지도부나 언론의 시선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논평을 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논평의 질도 상당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17대 총선이 끝난 뒤 부대변인 정치의 폐해 때문에 부대변인단의 역할을 대폭 축소했지만, 슬그머니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왔다"며 "부대변인단의 논평 발표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팀/연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1.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경호처 2·3인자가 김건희 라인…‘윤석열 요새’는 건재 2.

경호처 2·3인자가 김건희 라인…‘윤석열 요새’는 건재

권성동, 비상계엄 한달 지나서야 “느닷없는 사건, 혼란 드려 죄송” 3.

권성동, 비상계엄 한달 지나서야 “느닷없는 사건, 혼란 드려 죄송”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4.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후보 추천’ 수정한 내란 특검법에, 국힘 “수사 대상 무한정…반대” 5.

‘후보 추천’ 수정한 내란 특검법에, 국힘 “수사 대상 무한정…반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