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1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사건과 관련해 서울서부지검에 38명으로 이뤄진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을 꾸린 뒤, 범인 지아무개(50)씨 등의 신병을 경찰에서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보통 일선 지검 차장검사나 부장검사들이 맡던 합동수사본부장에 검사장급이 임명된 것은 드문 일이다. 이귀남 대검찰청 공안부장은 “사안이 중대해 검사장이 본부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반장은 검찰에서 곽규홍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 경찰에서는 김학배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이 각각 맡았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 사고, 95년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도 꾸려졌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박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과정에 테러나 폭력은 어떤 경우,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병완 비서실장으로부터 박 대표 피습사건에 대한 청와대 긴급 정무점검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이렇게 밝힌 뒤, “내각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 점 의혹도 없도록 검·경 합동수사를 통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박 대표가 하루빨리 쾌유하기를 기원하며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천정배 법무부 장관,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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