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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취임식부터 ‘격식 파괴’

등록 2006-04-20 20:24수정 2006-04-20 23:26

서열없이 도착순서대로 앉아… “오늘 아침 남편이 차려”
한명숙 총리가 취임식에서 장·차관, 직원들과의 자리 서열을 없애는 등 ‘격식 파괴’를 연출해 눈길을 모았다.

한 총리는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2층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가 끝나고 취임사 순서가 돌아오자, 갑자기 청중석 맨 앞자리에서 무선마이크를 들고 일어나 5분여 동안 취임사를 읽어나갔다.

한 총리를 위해 앞자리에 따로 마련된 단상도 없었다. 과거 총리 취임식에선 국무위원과 차관들만 맨 앞줄부터 서열대로 앉고, 1급 이하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 400여명은 직급 순서대로 나란히 서서 총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날은 반대로 총리가 서서 취임사를 읽고, 참석자들은 도착 순서대로 뒤섞여 앉아 경청하는 장면이 벌어졌다.

2급인 강경화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은 맨 앞줄에 앉았고, 조금 늦게 도착한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셋째 줄에 이택순 경찰청장과 나란히 앉았다.

한 총리는 취임사를 읽기 전 “보시다시피 장관들이 뒤에 앉기도 하고, 1~3급이 앞에 있기도 하다”며 “서로 섞이고 높낮이를 없애면서 함께 일하자는 뜻에서 이렇게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환경부 장관 시절 총리 취임식을 몇 차례 했는데, 간부들을 너무 부동자세로 서 있게 하는 등 지나치게 관료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이래 가지고서 어떻게 창의력이 나오겠나 싶어 이런 방식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뒷줄에 앉은 반 장관 등을 향해 “(뒷자리에 앉게 됐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반 장관은 “자연스럽습니다”라고 답해 잠시 웃음이 일기도 했다.

한 장관은 취임식 뒤 기자간담회에서 ‘양성평등을 집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를 행동으로 옮기느라 (남편과) 그동안 많이 다투기도 했다”며 “시간 많은 사람이 일하게 되는데, 오늘 아침은 남편이 챙겨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독일의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한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책임이 막중한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조국의 분단으로 야기된 문제를 극복하려고 애쓰며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려는 귀국의 노력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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