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오른쪽)와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17일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언론정책 큰틀속 접촉면 늘릴듯
보수언론 비판 개혁 앞장
이강철수석 정무 받칠듯
17일 노무현 대통령이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를 새 홍보수석으로 임명한 것은 다소 파격적이다. 홍보수석이란 자리가 홍보와 정무 업무를 아우르면서 그때그때 민감한 사안들을 조율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렇다. 진보적 성향의 친노 여성 정치학자로 알려진 조 신임 수석은 언론과 정치권에는 다소 낮선 인물이다. 그는 지난 대선 때는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혀, 대선이 끝난 뒤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 총선 직전에는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정당개혁단장을 맡았으며, 입당 2개월여 만에 “밖에서 언론개혁 운동을 하겠다”며 탈당했다. 그는 또 ‘참 언론을 지지하는 모임’을 결성해 활동하면서 이른바 ‘메이저 언론’을 직설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조 수석의 발탁은 우선 노 대통령이 대언론정책의 큰 틀은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이 최근 언론과의 ‘건강한 협력관계’를 언급하면서 이런저런 설왕설래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언론과의 건강한 협력관계라는 것이 과거 권언유착식의 관계로 되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언론에 대한 정책설명을 강화하고, 다양한 형태로 언론과의 접촉면을 늘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이 그동안 정치학자로서 정치개혁에 의욕을 보이기 했지만, 전통적 의미의 정무적 역할보다는 대국민 정책홍보를 위한 공보시스템 혁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정당정치에 익숙한 이강철 시민사회수석이 일정부분 정무파트를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숙 수석은 여성으로는 김대중 정부 시절 박선숙 공보수석에 이어 두번째로 청와대의 홍보 책임자가 됐다. 한편, 차관급인 감사원 사무총장 후보에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후배인 오정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발탁된 것을 두고는 ‘정실인사’ 논란도 예상된다. 한나라당에서는 오정희 비서관의 사무총장 내정설이 흘러나오자 “전형적인 정실인사이자 동문인사”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 비서관이 7급 공채 출신으로 감사원 직장협의회에서 신망이 두텁고, 감사원의 고위 간부들의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발탁한 것으로 안다”며 “1급 승진 기간도 다른 인사들과 비교할 때 특혜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백기철 기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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