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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충격 당혹…“밥맛도 없다”

등록 2006-04-12 23:06

‘읍참마속’ 강조속 파장 촉각
“팔.다리 잘라서라도 오명벗기”
한나라당은 12일 김덕룡(金德龍) 박성범(朴成範) 의원의 대형 공천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다.

서울 구청장 공천 희망자들이 공천을 받기위해 이들 중진의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내용 자체가 5.31지방선거에서 악영향을 끼칠 메가톤급 악재라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공천심사위원장인 허태열(許泰烈) 사무총장은 이번 공천비리 의혹과 관련, "당혹스럽기 짝이 없고 밥맛도 없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우리 당에 잠재돼 있던 게 터져나오는 현실을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다만 이런 일이 불거질 때마다 즉각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장파그룹인 `새정치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朴亨埈) 의원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져 정말 충격"이라며 "어쨌든 당에 최대의 위기가 왔다"고 우려했다.

한 초선 의원은 "선거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면서 "이대로 가면 선거는 해보나 마나"라고 허탈해 했다.

그러나 일단 당 지도부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을 부각시키며 파장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어떤 아픔이 있더라도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그것만이 한나라당이 살 길이고 5.31지방선거에서 필승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허태열 총장은 "이번 결정은 읍참마속의 큰 방향에 어떤 사람도 예외가 안 된다는 당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고, 정병국(鄭柄國) 홍보기획본부장은 "한나라당이 그 동안 지녀온 오명을 팔, 다리를 잘라서라도 없애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이번 사태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했다.

맹형규(孟亨奎)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악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박 대표의 용단으로 모든 부분이 깨끗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고, 홍준표(洪準杓) 의원측은 "서울시장 선거에 영향이 막연히 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홍 의원에게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세훈(吳世勳) 의원측은 "한나라당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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