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10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에 임혁백(71) 고려대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신당 창당 등 민주당 분열이 가시권에 든 가운데 계파적 색채가 옅은 학계 인사로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려 한 걸로 보인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최고위원회의 뒤 브리핑을 열어 “오늘 최고위는 공관위원장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적 석학인 임혁백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한국 정치사 현장과 함께했고 한국 정치를 이론화해서 갈 길을 제시한 분으로 유명하다”며 “임 위원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관리 업무를 이끌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그동안 ‘통합과 혁신’을 이유로 계파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공관위원장 후보군을 물색해왔다. 민주당 공관위원장에 외부 인사가 임명된 것은 2012년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이후 12년 만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세계적 정치학자 아담 셰보르스키를 사사한 임 교수는 진보적 민주주의 이론가로 꼽힌다. 1998년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지냈고,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치개혁연구실장을 역임하는 등 민주당과의 인연도 적지 않다. 임 교수가 특정 계파와 가까운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당내 평가다. 한 비명계 의원은 “현실정치와는 거리가 있고, 민주주의 이론에 탁월한 분”이라며 “지도부 나름의 고심의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지난 14일 친문계 싱크탱크 ‘민주주의 4.0’이 주최한 창립 3주년 토론회의 기조 발제를 맡기도 했다.
임 교수를 특정 계파와 가까운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평가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임 교수는 현실정치와는 거리가 있고, 민주주의 이론에 탁월한 분”이라며 “지도부 나름의 고심의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지난 14일 친문계 싱크탱크 ‘민주주의 4.0’이 주최한 창립 3주년 토론회의 기조 발제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비명계 일각에서는 임 교수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정책자문 그룹인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자문단에 이름을 올린 점을 문제 삼으며 ‘친명 공천’ 우려를 제기한다. 비주류 이원욱 의원은 지난 28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 교수님은 대선 경선 초창기에 이재명 캠프에 정책팀 일원으로 참가했다”며 “‘또 이재명 사람을 하는 거구나’라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파색 여부와 별개로, 현실정치와 거리 둔 채 주로 연구활동을 해온 임 교수가 ‘친명 지도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임 교수의 학문적 권위를 앞세워, 실질적인 공천 과정은 이재명 대표가 좌우할 것이라는 우려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관위 위원 구성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