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펼쳐진 여야의 민생 정책 경쟁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안에서는 정책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다섯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실용을 중시하는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경기 김포시 서울 편입과 한시적 공매도 금지 등 국민의힘과 정부의 대형 정책 이슈에 마땅한 반전 카드를 쥐지 못한 채 거듭 판정패를 당하는 모양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전날 정부가 발표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에 관해 “이는 민주당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이제라도 금융당국이 한시적 공매도 금지로 개인투자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갑작스러운 정부 여당 발표는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합리적 근거 없이 던진 여당발 포퓰리즘적 정책 자체를 정면으로 비판하지는 못한 채 총선 앞 ‘개미 표심’을 의식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최근 불거진 김포시 서울 편입 문제와 관련해서도 “행정대개혁에 나서자”(홍익표 원내대표), “모든 길은 열려 있다”(김주영·박상혁 의원)는 협상론과 “야당이 찬반의 입장도, 뚜렷한 대안도 내지 않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이낙연 전 대표)는 비판론이 오가며 여당에 맞서긴커녕 당내 분란만 키운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논쟁적인 정책 이슈들을 던지면서 주도권을 틀어쥐자, 수세에 처한 야당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검사 탄핵 등 설익은 ‘투쟁형’ 이슈를 뽑아들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고위전략회의에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9일 본회의에 올리는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예산·입법 정국에 여당의 ‘선거 공학’에 밀려 야당이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을 우려하는 말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현재 여당이 제시한 안건은 정략적인 인기몰이가 본질이다. 그럼에도 민주당도 국민들이 주목하고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정책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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