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5·18 행방불명자 묘소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0일 첫 외부 공개 일정으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요청하는 5·18 단체의 요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과 12명의 혁신위원은 이날 오전 9시께 광주 북구의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검은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맨 인 위원장은 방명록에 ‘광주가 대한민국을 완성해가고 있습니다’라고 적은 뒤 추모탑 앞에서 헌화·분향했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 중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행방불명자 묘역’에도 한쪽 무릎을 굽히며 헌화했다. 한 희생자의 봉분에는 두 손을 올리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참배를 마친 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등으로부터 ‘5·18 정신 헌법 수록 및 국가유공자법 개정 요청’을 받고 “꼭 관철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고 꾸준히 언급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앞으로 우리 자식들에게 광주의 의미를 잘 가르치고, 앞으로 광주 피해자 가족, 돌아가신 분의 후손 등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며 “중앙에서 이분들을 다 포용해 어디든지 자랑스럽게 자기 조상이나 어머니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대학교 1학년 때 5·18 시민군의 영어 통역을 맡아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국외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당시 시민군들이 “북쪽 향해서 지켜야 하는 총이 왜 남쪽으로 향하는지 모르겠다. 원통하다” “우리를 공산주의자라 하는데 우리는 매일 애국가 부르고 매일 반공 구호 외치고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고 했던 발언이 기억난다고 했다.
다만, 혁신위는 앞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징계를 면해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혁신위는 지난 27일 당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1호 혁신안으로 발표하고,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김 최고위원 등의 ‘사면’을 당에 제안하겠다고 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 본인이 ‘발언을 잘못했다, 반성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이를 참작했다”며 “빠르면 이번 주 목요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도 찾아 참배했다. 인 위원장은 방명록에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국가를 더욱 발전시키겠습니다”라고 썼다.
광주/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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