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충청권 친명계 인사인 박정현 전 대전시 대덕구청장을, 정책위의장에는 호남권 비명계 인사인 이개호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충청 출신 박 최고위원과 호남 출신 이개호 정책위의장 인선은 지역 안배와 당내 통합을 위한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했고,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지난달 이 대표 체포동의안 본회의 가결 뒤 페이스북에 “자당 대표를 검찰 정권에 밀어넣은 자들을 더는 국민의 대표로 세울 수 없다”고 썼다. 박 최고위원은 이 대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뒤 물러난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의 공석을 채우게 된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3선 의원으로 문재인 정부 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2014년 전남지사 선거에 나선 이낙연 전 대표의 지역구인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을 이어받아 19대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 당내 대선 경선 때도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다. 그는 지난달 말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며 당직에서 사퇴한 김민석 의원의 자리를 채운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 비명계에서는 “허울뿐인 통합”이라고 반응했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최고위원의 지명은 통합이 아니라 동지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는 행위다. 허울뿐인 통합이 아닌 진정한 통합을 추구한다면 전면적 인적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박정현 최고위원은 비명계인 박영순 의원의 지역구(대전 대덕구)에 출마하려 한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그분이 왜 비판 대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분이 친명이냐”라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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