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한국의신보수주의’ 주최로 열린 특별 강연에서 학생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8%포인트 차이로 우리 당 김태우 후보가 질 것 같다”(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프로그램 ‘주진우의 라이브’)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 결과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예측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이 발언에 여당 내에서는 “사이비평론”이라는 비난이 나온 바 있다.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56.52%(13만7065표)를 얻어 39.37%(9만5492표)를 기록한 김태우 후보를 17.15%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승리했다. 득표율 차이는 이 전 대표가 예측한 18%포인트에 근접한 수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프로그램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2020년 21대 총선 때 강서 갑·을·병의 양당 득표율을 비교해 보면 17.87%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며 "저는 그대로 간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선 때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표 차이가 작게 나거나 아니면 뒤집기도 했던 건데 (지금은) 다 빠져나갔다”고 김태후 후보의 패배를 전망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라이브’ 방송화면 갈무리
이에 대해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4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이번 선거는 18% 진다 이렇게 얘기하는 정당인은 저는 이번에 처음 봤다”며 “이준석 전 대표의 평론에 대해서 제가 다시 한 번 평론을 하자면 평론도 사이비 평론이 아니라 기본적인 예측에 대한 정확도가 좀 있어야 된다”고 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10일 시비에스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병민 같은 사람은 당원권 정지 한 3년 때려서 징계 해버려야 된다”며 “사이비 평론가가 뭐냐. 일반적인 평론가한테도 그렇게 얘기 안 한다”고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11일 와이티엔 ‘뉴스라이브’에서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18%포인트 차이로 진다, 이런 인디언 기우제식의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에 인디언 기우제식 평론, 사이비 평론이라고 부른 것”이라고 다시 이 전 대표를 저격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0년 4월, 총선에서 보수대결집으로 패배한 이후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거쳐 대선과 지선을 걸쳐 쌓아 올린 자산이 오늘로서 완벽하게 리셋 됏다”며 “그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더 안타까운 건 이제부터 실패한 체제를 계속 끌고 나가려는 더 크고 더 비루한 사리사욕이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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