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씨. 소속사 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 누리집 갈무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가수 김윤아씨 등 연예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발언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그 자체가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4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윤아씨에 대해서 그런 발언이 ‘부적절하다’, ‘신중했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저는 장관 후보자로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후보자는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연예인 또는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유명인이 에스엔에스나 공개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에 대한 사회적 이슈에 표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견해를 표현할 수 있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경우 그에 따른 책임도 따르기 때문에 공개적 표현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에스엔에스(SNS)에서 일반인들이 하는 것과 김기현 당 대표가 김윤아씨에 대해서 발언하거나, 또 장관 후보자인 유인촌씨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해당 연예인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심리적 부담이 갈 것이다”며 “엔터테인먼트 회사 입장에서는 ‘혹시 세무조사 당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갖고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월1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자전거를 탄 채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최근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5000만원을 기부한 뒤 논란이 일자 입장문을 낸 배우 이영애씨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 당에서 어느 누구도 이영애씨가 이승만 대통령을 (언급)했다고 해서 그거에 대해서 크게 당 차원에서 문제 삼거나 하지 않았지 않냐”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런 분들의 발언을 정치권에서 하나하나 문제 삼는 건 그 자체가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고 했다.
이영애씨는 최근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기부를 두고 자신을 비판한 기사에 입장문을 냈다.
‘이승만의 과거, 이영애씨가 다시 꼼꼼하게 봤으면’(9월13일)이라는 제목의 오마이뉴스 기사에 대해 이씨는 “그분(이승만 전 대통령)의 과오를 감싸는 것도 아니고 분수 넘게 대한민국 건국일에 소신을 밝히고자 함도 아니다. 근본적 취지는 역대 대통령을 지낸 분들의 과오는 과오대로 역사에 남기되, 공을 살펴보며 서로 미워하지 말고 화합을 하면 좀 더 평안한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 하는 두 아이 엄마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그분(이승만 전 대통령)께 감사한 것은 우리나라를 북한의 무력침공으로부터 지켜내어 북한과 같은 나라가 안되도록 한 것이다”고도 했다.
해당 기사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은 건국절을 앞세우는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을 위한 밑거름으로 기부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듯하다’고 이씨의 기부에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씨는 “저의 기부가 진심과 달리 와전되는 것 같아 저도 안타까울 따름이다”며 “저는 그분 중심으로 건국사와 역사를 다시 쓰려는 것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제 생각은 이념을 앞세워 서로 미워하며 갈등하는 것보다는 포옹하며 감싸주는 화합이 우리나라를 더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시키는 게 아닌가 싶어서 돌아가신 대통령 모든 분들의 공을 기리며 기념재단에 기부를 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