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예정했던 추석 귀성인사 일정을 조정하고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속영장 기각 뒤 논평을 내어 “결국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며 “추상같이 엄중해야 할 법원의 판단이, 고작 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 의해 휘둘렸다는 점에서 오늘 결정은 두고두고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과연 법원은 이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숱한 범죄 의혹으로 가득한 1500페이지에 달하는 검찰의 의견서는 차치하더라도, 이재명 대표는 수사 과정에서 대한민국 법치를 농락해 왔다. 각종 지연 작전과 검찰과의 실랑이로 검찰 조사를 방해하고, 단식으로 동정여론을 조성하려는 낯부끄러운 시도까지 했다”며 “체포동의안 표결 하루 전날에는 사실상 부결을 지시하는 지령문까지 내려보냈으니, 대한민국 역사에 이런 피의자가 존재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법원은 이 대표에게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했으니, 과연 어느 국민이 오늘 법원의 판단을 상식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제 이 대표와 민주당이 마치 자신들이 면죄부라도 받은 양 행세하며,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이라며 “검찰은 하루속히 보강을 통해 다시 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와 민주당 역시 오늘의 결정이 범죄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님을 직시하고, 겸허한 자세로 더 이상의 사법 방해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애초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과 서울역에서 추석 귀성인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 일정을 미루고, 오전 9시30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총에 앞서 오전 7시30분에는 김기현 대표와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당대표실에서 전략회의를 열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27일 기각했다. 영장 기각 사실은 이날 오전 2시20분께 공개됐다. 이 대표는 대기중이던 서울구치소를 나와, 입원 치료 중이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동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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