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북한 방문을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에 흔쾌히 응했다고 조선중앙통신(중통)이 14일 보도했다.

이날 중통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13일 정상회담 및 연회 소식을 전하며 “연회가 끝난 후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할 것을 정중히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초청을 쾌히 수락하면서, 로조(러시아-조선) 친선의 역사와 전통을 변함없이 이어갈 의지를 다시금 표명했다”고도 전했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최선희 외무상이 조만간 만나기로 합의했고, 이르면 내달 초 북한에서 회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통은 북-러 정상의 만남을 두고 “전통적인 친선관계는 불패의 전우관계,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로 더욱더 승화발전되고 있다”며 “(확대회담과 정상 간 일대일 단독회담은) 시종 동지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중통은 또한 김 위원장이 회담이 열린 러시아 아무르즈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해 푸틴 대통령에게 “이번 상봉이 매우 특수하고 특색있는 환경 속에서 진행되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통 역시 러시아 매체들과 마찬가지로 북-러 회담의 구체적인 결과를 보도하진 않았지만, 양국 관계의 핵심 이익을 강조했다. 중통은 “인류의 자주성과 진보, 평화로운 삶을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 강권과 전횡을 짓부시기(짓부수기) 위한 공동전선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더욱 긴밀히 하고 강력히 지지연대하면서 국가의 주권과 발전이익,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해 나가는 데서 중대한 문제들과 당면한 협조사항을 허심탄회하게 토의했으며 만족한 합의와 견해일치를 봤다”고 했다.

중통은 러시아와의 회담에 최선희 외무상과 박정천 조선인민군 원수, 강순남 국방상, 오수용·박태성 당 비서, 임천일 외무성 부상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방러 수행단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중통은 김 부부장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쪽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정무부수상 겸 공업무역상,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북-러 정부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러시아 쪽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고 중통은 전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