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더불어민주당이 9월 정기국회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 워크숍에서 윤석열 정부를 ‘무능·무책임·무대책 정권’으로 규정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등 119개 민생 법안을 정기국회 중점 처리 법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8일, 1박2일 일정으로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서 워크숍을 열고, 9월 정기국회 입법·심의 전략과 내년 총선 전략 등을 논의했다. 소속 의원 168명 중 166명이 참여하며 야당이 ‘총결집’한 이날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표는 “민생이 그야말로 도탄에 빠졌다. 국가 운영의 기본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며 “벼랑 끝에 몰린 국민의 삶에 무한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정기국회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머리발언에서 “대한민국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역주행과 퇴행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권력의 사유화와 삼권분립의 파괴로 헌법 정신이 무력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크숍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국민 없는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에 대해, 유능하고 책임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김한규 원내대변인)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달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119개 입법 과제를 추리고, 이 가운데 9월 정기국회에서 주력할 ‘민생채움 7대 입법 과제’를 꼽았다. 7대 입법 과제로는 △폭염 노동자 보호법 △혁신성장 지원법 △교권보호법 △민생경제회복 패키지법 △중소기업투자 활성화법 △벤처기업 육성법 △영세 건설사업자 보호법이 올라갔다.

워크숍 현장에선 대여 투쟁과 총선 승리 전략을 놓고 의원들의 우려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30세대를 위한 전략이 없다’거나 ‘수도권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걱정이 적지 않았다. 한 의원은 “민주주의도 퇴행하고 국익은 훼손되고 경제는 최악이니, 우리부터 반성하고 제대로 챙기자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검찰 수사를 받는 이 대표의 거취 문제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한 다선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들듯 이 대표가 희생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왕비가 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다른 초선 의원이 “당이 똘똘 뭉쳐 맞서 싸워야 한다. 체포동의안은 부결시켜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논의는 길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아직은 그런 이야기를 할 시기가 아니라고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원주/임재우 기자abbado@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