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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광주 총집결 여야…대통령 공약 ‘5·18 정신 헌법 수록 개헌’ 쟁점화

등록 2023-05-17 17:42수정 2023-05-18 08:18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제43회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여야 의원이 총출동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물론, 중도층 외연 확장을 꾀하는 국민의힘도 지도부와 소속 의원 전원이 광주에 집결하기로 했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카드를 꺼내 들며 ‘텃밭’ 단속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지도부와 소속 의원 전원 참석을 원칙으로 18일 오전 케이티엑스(KTX) 특별열차를 통해 서울에서 광주로 이동한다고 17일 밝혔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 논란을 잠재우고 성남 호남 민심을 달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김 최고위원에게 당원권 1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뜻도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은 당시 소속 의원 109명 가운데 99명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내려간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관심사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얼마 전에 (5·18 기념식에 윤 대통령이) 안 가신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그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야권 인사들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오전 묘역을 찾은 문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5·18 민주정신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라고 남기고, 5·18 당시 학생 시민군이자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의 묘소를 찾았다. 이어 전체 묘역을 두루 참배한 문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5·18 민주항쟁에 크게 빚졌다”며 “전 국민이 오늘날 민주주의를 이렇게 누리는 것도 5·18항쟁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도 이날부터 1박2일 동안 광주에 머물며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와 기념식에 참석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하루빨리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수록하자고 정부·여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보여주기식 행보’에 그치지 말고 진정성을 보이라는 취지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했던 5·18민주화운동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이것을 이제 지킬 때가 됐다”며 “이를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반드시 내년 총선에 맞춰서 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이 협조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이 의지와 일정을 제시하기만 한다면 여야가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여당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개헌이란 게 쉬운 과정이 아니다. 이왕에 개헌할 거라면 그동안 개헌이 꼭 필요하다고 공감대가 형성된 사항을 종합적으로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난색을 보였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을 반대하는 당 지지자들이 적지 않고, 총선을 1년가량 앞둔 상황에서 개헌 이슈가 다른 쟁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국민의힘에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코인 투기 의혹’ 등으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개헌 카드를 꺼냈다고 보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민주당의 원포인트 개헌 요구에 “개헌마저 총선 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저열한 전술”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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