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주요 7개국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21일이 유력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은 올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연 두차례의 한-일 정상회담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이후에 진행되는 것으로 그간 더욱 단단해진 한-미, 한-일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국내 상황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회의 참석이 어렵다는 보도가 이어졌으나, 김 차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히로시마행 계획은 현재로서는 변동이 없다고 미국 정부에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 취임 뒤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7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뒤 이번이 세번째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내 축구장에서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 어린이 선수들에게 격려의 말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한·미·일 정상회담 의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역내 공급망 불안정 △에너지 위기 등에 대한 3국 협력 공조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안보 분야를 필두로 강화돼온 한·미·일 협력 기조가 어디까지 확대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를 위한 3국의 새 협력체 또는 협력 방안이 도출될지 질문을 받고 “지난해 11월 3국 정상회담 뒤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에 대한 공유가 명시화됐고, 3국 군사당국자들이 북핵·미사일 경보 정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공유하면서 협력할지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엔 새로운 합의사항이 나온다기보다 기존에 해왔던 것을 확인하고 조율한 내용을 세 나라가 각자 발표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3국 회담과 별도로 만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다.
윤 대통령은 2박3일간 주요 7개국 회의 초청국 정상 지위로 회원국 정상, 국제기구 대표들과 함께 확대회의 등에 참석한다. 대통령실은 미국·일본 외에도 주요 7개국 회원국들과의 양자 정상회담 개최도 타진하고 있다.
한편 한·일 외교당국은 지난 12일부터 13일 새벽까지 12시간에 걸쳐 국장급 실무협의를 열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장 시찰단 파견과 관련해 논의했지만 세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실무자 간 화상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시찰단 파견 기간은 애초 23~24일이었으나, 이 날짜를 포함한 3박4일로 늘렸다. 시찰단은 정부 관련 기관 및 산하기관의 원자력 안전·해양환경 등 분야의 전문가들 중심으로 20명 안팎 규모로 꾸려질 전망이다. 정부는 일본의 방사능 핵종 분석 역량, 오염수 정화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와 방류시설의 운영 상황 등 방류 과정 전반의 안전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개별 국가의 오염수 안전성 검증은 불가하다며 다핵종제거설비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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