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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건희 여사 보폭 넓히기…측근은 비서관에, 닷새 연속 단독일정

등록 2023-04-17 06:00수정 2023-04-17 13:41

김건희 여사가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신축 주한 프랑스 대사관 개관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신축 주한 프랑스 대사관 개관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지난 14일 공석이던 의전비서관에 김승희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승진 임명했다. 김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대학원 동문이다.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윤 대통령이 취임 1돌(5월10일)을 앞두고 실무진 개편을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 “윤 대통령이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 사퇴로 공석인 이 자리에 김 선임행정관을 승진 임명했다”고 말했다. 의전비서관 자리는 지난달 10일 김 전 비서관이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에서 보고 누락 등의 문제 탓에 사실상 경질된 뒤 한달 이상 공석이었다.

김승희 비서관은 김건희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였던 그는 김 여사와 2009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에 함께 등록했다. 그는 10년 이상 이어진 윤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이 정치에 도전하던 2021년 상반기부터 도왔다. 그해 6월 서울 서초구 윤봉길기념관에서 한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 행사에도 그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은 오는 26일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의전비서관 자리를 비워둘 수 없어 자연스럽게 직무 대리였던 김 비서관을 정식 임명한 것이라며 김 여사와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 국내외 일정과 동선을 책임지는 의전비서관 자리에 영부인의 측근을 기용한 사례는 최초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김승희 비서관 임명을 계기로 실무진 개편에 나서는 듯한 분위기다. <한국방송>(KBS) 기자 출신으로 홍보수석실 뉴미디어비서관 직무대리를 겸하던 천효정 부대변인은 지난 14일 사임했다.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윤 대통령이 취임 1돌을 맞아 내년 4월 총선에 나설 수석, 비서관들에 대해서도 인사를 단행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대통령실 개편은 늘 있는 일이다. 시기를 가려서 하지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꺼렸다.

이런 가운데 김 여사는 최근 단독 행보를 크게 늘렸다.

김 여사는 지난 1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명예회장 추대식과 나눔실천 기부자 간담회→12일 납북자·억류자 가족 면담→13일 전몰·순직 군경 유족(히어로즈패밀리) 면담→14일 배승아양 스쿨존 사고 현장 방문→15일 주한 프랑스대사관 개관식 참석 등 연일 공개 일정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납치 문제에 대해 북한에 강하게 해야 한다”, “개 식용을 정부 임기 안에 종식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정책 관련 발언도 여러 차례 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대선 전 아내 구실에만 충실하겠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조용한 내조는 없고, 사적 욕심 채우기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6일 “각 지역 행사를 주최하는 분들은 대통령이 못 오시면 영부인이라도 꼭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한다”며 “봄철이 되니 겨울보다 참석 요청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한겨레>에 “단순히 제2부속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에서 더 나아가 투명하게 여사 활동을 관리하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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