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4·3을 두고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사건”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기존 주장을 이어가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3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제주 4·3 추념사에서 ‘4·3 희생자 추모는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지만, 여당 최고위원은 퇴행적 발언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김일성 지령설’과 관련해 ‘제주도민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어떤 점을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 발언의 취지를 (제주 4·3) 유족이나 피해자단체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앞선 발언은)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해주려고 한 발언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 2월13일 제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4·3사건은 명백히 김(일성)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제주 4·3은 ‘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21일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으로, 이날을 ‘국가추념일’로 격상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5주년 제주 4·3 추념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 읽은 추념사를 통해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일은 자유와 인권을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며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