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푸른솔문화관 학생식당을 찾아 ‘1천원 아침밥'을 먹으며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외부인 식권(4,000원)을 구매해 식사했다. 공동취재사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대학교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른바 ‘1000원의 아침밥’을 먹으며 청년층과 소통에 나섰다. 김 대표는 당 정책위원회에 청년들 목소리를 반영하는 채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김병민 최고위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 등과 함께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학생식당을 찾았다. 이들은 학생들과 함께 소고기미역국과 쌀밥, 장조림, 어묵볶음, 무생채로 구성된 아침식사를 했다. 대학생 식비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 지원 사업 ‘1000원의 아침밥’으로, 학생들은 1000원만 내면 아침을 먹을 수 있다. ‘점심·저녁도 지원해달라’는 한 학생의 요청에 김 대표는 “식사 문제만큼은 정부가 젊은이들을 책임져야 한다”며 “예산이나 지원을 좀 더 높일 수 있게 정부 쪽에 주문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국민의힘과 정부는 관련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7억2800만원인 ‘1000원의 아침밥’ 지원 예산을 24억7700만원으로 늘리는 안이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렇게 되면 사업 대상 대학이 41개에서 60여개로 늘어난다”고 했다. 다만, 당정은 점심이나 저녁 식사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대표는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정책위의 정책 입안 과정에 청년들의 적극 참여가 공식 채널을 통해 이뤄지는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라며 각 대학 총학생회와 국민의힘 사이에 상시적 쌍방향 소통 채널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의 이런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의 ‘우군’으로 꼽힌 20~30대 사이에서 최근 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내년 총선도 이대로는 쉽지 않다는 당내 위기감이 번지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 69시간제 논란 등에 청년층이 민감하게 반응하자, 소통을 늘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에도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특히 청년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24일에는 청년인 김병민·장예찬 최고위원이 이른바 ‘엠제트(MZ) 노조’인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대통령실도 청년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당정이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식으로 하면 곤란하다”며 “모든 정책을 엠제트 세대, 청년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엠제트 세대는 그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여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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