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외교’ 반대 여론에 대통령실이 12일 유튜브에 공개한 “미래 위한 결단” 쇼츠 영상 갈무리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대통령실이 12일 ‘제3자 변제’ 해법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동영상 쇼츠를 공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16∼17일 일본 방문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주재한 국무회의 비공개 마무리 발언을 유튜브 쇼츠로 만들어 공개했다. 쇼츠는 1분 안팎의 짧은 영상을 일컫는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외교부에 해결방안을 주문했고,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통해 우리 정부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때 외교 정책은 △한-미 경제‧안보동맹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 △김대중-오부치 정신 계승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글로벌 중추 국가 지향이 핵심 방향이었다”며 국무위원들에게 “국민들께 약속한 선거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지해달라”고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7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영상에는 윤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있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뜻)라고 적힌 패도 등장했다. 이 패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방한 당시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으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되면 이 문구를 책상 위에 두고 상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미국을 포함해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캐나다 등 10개 국가나 국제단체도 윤 대통령의 결단을 지지하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이 12일 공개한 ‘쇼츠’ 영상 갈무리
대통령실이 방일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쇼츠 영상까지 제작해 공개한 것은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에 대한 싸늘한 여론과 무관하지 않다. 일본 정부의 사과나 일본 가해 기업의 배상이 모두 빠진 제3자 변제안은 비판 여론이 훨씬 높다. 10일 나온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59%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없어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64%는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서둘러 한-일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9일 <한국방송>(KBS)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3.1%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일본 쪽의 냉담한 반응도 대통령실로선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지난 9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일본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에 나와 ‘강제동원이란 표현이 적절한가’라는 물음에 “적절하지 않다”며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이 끝난 일”이라고 말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반대여론이 클 거라곤 예상했지만 최근 일본 반응이 아쉽긴 하다”며 “윤 대통령의 방일 성과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공식 초청장을 보내고, 본회의 세션 가운데 하나를 주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는 29∼30일 화상으로 열린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