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광장 동편에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중으로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전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반란표’ 사태로 촉발된 계파 갈등이 원내대표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일까지 민주당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이는 3선인 박광온·이원욱·홍익표 의원 등이다. 안규백(4선), 윤관석(3선), 김두관(재선) 의원 등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헌·당규에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는 5월 둘째주에 열게 돼 있지만,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고려해 4월 중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지난달 27일 체포동의안 표결로 이 대표에 대한 당내 거부 세력이 최소 30여명이라는 점이 확인돼 내부 전선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치러진다. 그만큼 더 짙은 계파 대리전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찬성이나 기권, 무효표를 던지며 ‘경고사격’을 날린 비이재명계의 표심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친이재명계와의 일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로 실력 행사를 한 비명계가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끌어내리려 할 것이기 때문에 서로 간에 결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체포동의안 반란표 사태가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명계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의원들도, 이탈표를 던진 행위에 대해서는 비겁하다고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비명계가 ‘죽는 길’로 간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친명계와 비명계 양쪽 모두 체포동의안 반란표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홍익표 의원은 범친명계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고, 박광온 의원은 대선 때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와 비명계 후보로 분류되지만 두 사람 모두 특정 계파색을 띠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상대적으로 반명 색채가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지원 민주당 고문은 <문화방송>(MBC)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원내대표에 대해 굉장히 중립적인, 당을 생각하는 선당후사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누가 되더라도 당이 분열되고 위기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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