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파문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부산 기장군의 아시아드컨트리클럽은 부산권역 골프장 가운데 ‘부킹 청탁’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곳이다. 부산시가 사실상 이 골프장의 소유권을 지니고 있고, 운영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엔 수도권 골프장이 휴장하는 곳이 많지만 이곳은 연중 4계절 운용된다. 최근 2~3년전부터 ‘골프광’들로부터 겨울철에 가장 ‘가고 싶은’ 골프장으로 지목될 만큼 명성까지 얻었다. 이 때문인지 정치권은 물론 지역 경제계와 언론계 등으로부터 겨울철 부킹 문의가 쇄도해 늘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게 임직원들의 하소연이다. 겨울철에는 “평소 못보던 사람도 부산 아시아드 목욕탕에 가면 다 만날 수 있다”는 우스개소리까지 나돌 정도다. 부산을 연고로 둔 ‘실력자’들이 이 골프장에 부킹을 하지 못하면 바보 소리를 듣는다는 말도 나온다. 이 총리 일행이 아시아드 골프장에서 3·1절에 ‘황제 골프’를 친 사실과 이것이 언론에 알려진 경위 역시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골프장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때 골프경기를 위해 개장했으며, 48%의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시가 최대주주다. 한편, 이 골프장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 이후 부킹을 부탁하는 전화가 전혀 걸려오지 않아 요즘은 일하기가 한결 수월하다”고 말했다. 부산/임인택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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