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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권 “더 이상 여론 거스르기 어려워”

등록 2006-03-12 19:42수정 2006-03-13 01:54

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왼쪽)과 염동연 사무총장이 12일 국회 당의장실에서 열린 비공개 회동에 앞서 이해찬 총리 골프 파문 등 정치현안에 대해 심각한 표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왼쪽)과 염동연 사무총장이 12일 국회 당의장실에서 열린 비공개 회동에 앞서 이해찬 총리 골프 파문 등 정치현안에 대해 심각한 표정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총리 사퇴 지방선거 이후로” 시기조절론도

이해찬 국무총리 일행의 ‘내기골프’ 사실이 밝혀진 것을 계기로 열린우리당 분위기가 ‘총리 사퇴 불가피’ 쪽으로 급속히 기우는 양상이다. 이런 흐름엔 이 총리 일행의 잦은 말바꾸기에 대한 비난여론도 작용한 것 같다.

당 지도부는 12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가 끝난 뒤엔 정동영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가 따로 1시간쯤 밀담을 나눴다. 원래 지방선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 총리 얘기도 논의됐다고 한다.

앞서 김한길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여론을 수렴했다. 원내부대표단이 상임위별로 나눠 이 총리 거취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방식이었다. 의원들의 의견은 갈렸지만 사퇴여론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다는 쪽으로 모아지는 분위기라고 의원들이 전했다.

특히 그동안 유임론에 무게를 실었던 김근태 최고위원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기골프 등) 상황이 변했으니 이제 좀 말할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며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이호웅·이목희·우원식·이인영·이기우 의원 등 재야파 의원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는데, 이자리에서도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총리는 이미 사퇴결심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도 “총리가 마음을 비운 것으로 들었다”며 “다만, 대통령이 부재 중이어서 총리가 지금 당장 사퇴하겠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 한쪽에서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유임론과, 사퇴 시기를 지방선거 이후로 하자는 ‘지방선거 이후 사퇴론’도 제기되고 있으나 대세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내기골프 논란이 있지만 한 홀당 1만~2만원씩 빼먹는 방식인데다, 그나마 캐디 밥값으로 줬다는데 사퇴까지 몰아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사퇴론’도 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총리가 사퇴하면 국정조사, 총리인선, 청문회 시비 등으로 지방선거까지 야당에 밀리고 결국 선거에서도 필패할 것”이라며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되,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하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퇴여론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를 피하자는 일종의 ‘절충론’이다. 당내 전략가로 알려진 한 의원은 “절충론은 지방선거 이후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시간을 좀 벌어보자는 얘긴데, 논리를 정교하게 가다듬으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이 총리가 문제될 수준의 내기골프를 했다거나, 실제 로비행위가 있었다는 정도의 명확한 혐의가 확인된다면 청와대도 총리 거취를 쉽게 결정할텐데, 아직은 좀 약한 사안”이라며 “하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하고 있어 정말 선택이 어렵다”고 고민스런 속내를 드러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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