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광장 동편에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 내 ‘이탈표’가 대거 발생한 것을 계기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이탈자 색출 작업’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지만, 분노한 지지층의 이탈자 명단 공유 작업과 문자폭탄 발신은 멈추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은 물론 당장 눈앞에 닥친 검찰의 쪼개기 영장 청구 국면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색출 작업에 당 지도부도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이 대표의 비공식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1일 “이장님(이재명 대표의 별칭)의 메시지를 받아주면 어떨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대표가 전날 “의원들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 되지 않는다”며 지지자들에게 체포동의안에 찬성을 던진 의원 색출 작업을 멈춰달라고 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이다. 이 게시물에는 “당원들의 분노를 정당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달렸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전엔 (이 대표가) 하지 말라고 하실 때 최대한 자제했지만 이번에는 안 될 것 같다”며 “비명계란 이름 뒤에 숨어서 총질만 해대는 걸 저희가 거를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강성 지지층의 이탈자 색출 작업이 비명계 의원들이 반발할 ‘소재’를 제공하면서, 민주당 지도부 안에서도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체포동의안 표결을 통해 ‘이재명 비토층’의 세가 확인된 상황에서, 이들이 완전히 돌아선다면 향후 ‘수사국면’을 돌파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 친명계 의원은 “비명계 의원들이 ‘다음번 체포동의안은 가결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지 않나”라며 “일부 지지자들의 과열된 행동이 이 대표에게 등 돌릴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 지도부 안에선 이 대표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도 멈추지 않는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무슨 수로 막겠냐는 답답함도 감지된다. 지도부 내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이미 유튜브와 현장 최고위원회 등에서 수차례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해왔다”며 “추가적인 조처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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