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20일 개최한 청년 정치인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청년 정치인들. 왼쪽부터 곽관용 국민의힘 남양주을 당협위원장, 김혜미 녹색당 마포공동운영위원장,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 이내훈 전 민생당 최고위원,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위 부의장, 하헌기 민주당 전 부대변인. 이재훈 기자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20일 개최한 청년 정치인 초청 간담회에선, 윤석열 정부 들어 정치가 사라졌으며 거대양당은 단기적 이익을 위해 강성 지지층에 아부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부대변인이었던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는 여당 내부의 민주주의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지난 1년을 보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의심과 회의를 넘어서 위기를 느낀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누구보다 헌법 가치와 자유, 공정과 상식을 강조했기에 더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언론 비판에 강대강으로 맞서고 당내 정당 민주주의마저 철저히 봉쇄했다. 과연 이게 정치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친문, 친박, 친이, 친노, 동교동계, 상도동계, 하나회 등의 본질은 같다. 권력 추종자들의 모임”이라며 “모든 당원이 ‘친윤’이 되어야 한다는 전체주의적이고 인물 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극단적 지지층만 바라보는 거대양당 중심의 정치와 소선거구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친구들 의견을 들어보면, ‘정치는 썩었다’거나 ‘썩은 짬뽕과 상한 짜장 사이에서만 강요하고 있다’고 하고, 소선거구제를 두고 ‘탕수육 소짜만 먹는 것 같다’고 말한다”며 “정치인은 자기 지역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지구 전체를 쳐다봐야 한다. 국회의원은 국가대표 아닌가”라고 말했다.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위 부의장도 “우리 정치는 친일·독재 후예 정당, 좌파·종북·빨갱이 정당, 재벌 하수인 정당 등 시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를 조합해 상대 정당을 부른다”며 “그런 정당은 없다. 상대를 그렇게 불러서 강성 지지층에 아부해 단기적 이익을 얻기 위한 욕망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여야 의원 23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연속 간담회 ‘정치개혁, 청년정치인에게 듣는다’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례대표제를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과 이내훈 전 민생당 최고위원은 청년 등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관용 국민의힘 남양주을 당협위원장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강화하고, 개방형 정당명부제를 해서 정당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비례대표 후보들을 직접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특히 “비례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의원 정수를 늘려야 하는데, 이게 세비를 낭비하는 게 아니라 의원 개개인이 가진 특권을 축소하는 것이라는 걸 국민께 홍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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