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16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은 당세가 약한 호남을 향한 ‘서진 정책’을 내놓고 맞붙었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김기현 후보는 △광주 복합쇼핑몰 건설 △광주 군공항 이전 △전남 국립의료원 신설 등 지역 숙원사업을 언급하며 “이 일을 하려면 대통령하고 손발이 척척 맞아 호남 예산을 힘 있게 배정할 수 있는 저 김기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저는 호남에서 승리를 이뤄본 사람”이라며 2016년 총선 때 국민의당 대표로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지른 경험을 부각하며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 출마 지역을 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호남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호남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천하람 후보는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천하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호남이) 호남 사람들을 이용해 본인의 입지를 강화해보려는 일부 정치 모리배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호남에서도) 당선자를 내는 정치를 해야 한다. 광주뿐 아니라 전남, 전북 어디든 정책 현수막이 찢어져도 언제든 달려와 직접 매다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반드시 호남에 세명의 국회의원을 세워내겠다”며 “광주 복합쇼핑몰, 새만금메가시티 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 선거인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선거인단의 2.13%다.
이날 연설회에서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부동산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안 후보는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역린”이라며 “김 후보가 (전날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울산 케이티엑스(KTX) 역세권 시세차익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1800배 차익에 대해 국민의 상식과 도덕적 기준에 맞게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김 후보는 “없는 말과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나르는 민주당식 못된 디엔에이(DNA)가 전대에 횡행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문재인이 청와대, 경찰을 총출동시켜 1년 반을 뒤졌다. 그때 다 나왔던 이야기를 이제 사골탕까지 끓이려는 모양인데, 민주당식 프레임으로 내부 총질하는 후보를 용납하시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의 공방이 격화한 것은 최근 지지율 경합 상황과 연결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국민의힘 지지층 395명을 대상으로 벌인 당대표 적합도 전국지표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9%포인트)에서 안 후보는 30%, 김 후보 26%로 오차범위 안에서 다퉜다. 양자 결선투표 상황을 가정한 조사에서도 안 후보와 김 후보는 각각 43%와 39%를 기록했다.
이날 연설회에서는 해묵은 색깔론도 이어졌다. 황교안 후보는 “한번 더 (정권을) 뺏기면 공산화되는 것이다. 힘을 모아서 아들딸에게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정통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선물해 줘야 한다”고 했다. ‘4·3 사건 김일성 지시설’을 주장했던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는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유지를 강조하면서 “국정원 무력화법을 반드시 백지화하고 간첩들을 싹 잡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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