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13일 자신이 제기한 ‘대통령 탄핵론’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얘기를 한 것이 아니다”고 이틀 만에 말을 바꾸며 수습에 나섰다. ‘친윤계’ 김 후보를 편들던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나와 “(지난 11일 발언은) 다시는 (탄핵이라는)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그걸 마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우려된다’ 이런 식으로 (상대 후보들이) 곡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한 토론에서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힐 때 탄핵이라는 사태까지 우리가 자초해서 겪었다. 대통령 1년도 안 된 시점에 다음 대통령에 나서겠다는 분이 대표가 되면 혼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후보의 ‘윤심’ 부각에 언급을 하지 않았던 대통령실은 에둘러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에 열심히 임하고 있는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고, 그런 행동은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여러번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경쟁자인 안철수·천하람 후보는 ‘대통령 탄핵론’에 거듭 맹폭을 가했다.
안철수 의원은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당을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이준석계인 천하람 후보도 “‘친윤’이라는 브랜드를 한 사람이 독점하면서 같이 하는 후보가 당선할 경우 ‘당이 절단난다, 대통령이 탈당하거나 탄핵될 수 있다’는 협박을 당원에게 하는 것은 당원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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