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복합경제위기에 안일함과 무능으로 국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린 민생경제 참사 등 윤석열 정부의 참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향해서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냐”며 특검 수사를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비속어와 실언으로 국익과 국격을 훼손한 ‘외교 참사’ △강릉 낙탄 사고, 북한 무인기 침투 등 구멍 뚫린 ‘안보 참사’ △끝내 159명의 소중한 생명을 희생시키고야 만 ‘안전 참사’ △여전히 사적 인연만 챙기는 불공정·몰상식의 ‘인사 참사’ 등을 거론하며 “위기의 대한민국,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직격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의,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전당대회”라며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전대 개입도 지적했다. 그는 “처음엔 국민과 당원이 직접 뽑은 이준석 당대표를 찍어내더니, 여론조사 1위로 부상한 나경원 전 의원을 반윤으로 몰아 주저앉혔다”며 “이제 마지막 한명, 안철수 후보만 사라지면 ‘국민의힘 판 오징어게임’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선 경쟁자였던 야당 대표는 물론이고 전 정부 인사들까지 모조리 수사 대상이 됐다”며 “대통령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남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자 180도 달라졌다”고 했고 “윤석열 검찰은 ‘권력 남용의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39차례 언급하며 연설의 대부분을 윤 대통령 비판에 집중했다.
‘윤석열 검찰’을 향한 비판은 ‘김건희 특검’ 추진으로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야당 대표는 ‘불송치’ 결정이 끝난 사건도 들춰내면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은 새로운 증거가 쏟아져도 모르쇠로 일관한다”며 “대체 누가 대통령이냐. 불소추 특권이 김건희 여사에게 적용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특검을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저출생과 돌봄 문제 해결을 위해 “생활동반자법(다양한 형태의 생활공동체를 가족이라는 테두리로 보호하는 제도)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라고 제안했고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공정한 온라인 시장거래를 위한 온라인플랫폼법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불통과 독선을 버리고 일방적 지배가 아니라 정치를 해야 한다”며 “피의자라서 만날 수 없다는 검찰총장 같은 핑계는 모두 내려놓고 위기 극복을 위해 직접 협조를 구하는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의 연설 뒤 “경청했고,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여 협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가 훼손된 것은 민주당 집권 시절 훨씬 더 많이 발생했다. 내로남불 없는 정치를 하자고 내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말할 것”이라고 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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