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공무원들과 만나 ‘노동개혁’을 강조하며 “산업현장에서 폭력과 협박에 터를 잡은 불법을 놔두면 그게 정부고 국가냐”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12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무원과의 대화 시간에 윤 대통령이 ‘노동개혁에 관해 설명을 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노동개혁의 여러 분야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는 법치”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폭력과 협박, 공갈이 난무하는 산업현장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국민께 세금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산업현장에 노조 간부의 자녀가 채용되고, 남은 자리로 채용장사를 하는 불법행위를 정부가 방치하면 민간 경영자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기득권과 타협하면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같은 근로자 간에도 임금이 몇 배나 차이가 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더 공평하고 정의로운 시스템으로 바꿔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에게는 “국민들을 더욱 잘 살게 하려면 카르텔과 지대추구 행위를 규제하고 해체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부당한 기득권 체제에 잘 대처해달라”며고 당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노동 개혁의 일환으로 ‘노조 부패 척결’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마약 단속 강화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조직폭력배보다 더한 사람들이 마약 유통에 관여하기 때문에 희생정신이 없으면 마약사범 검거는 어렵다”며 “행안부 조직국, 기재부 예산실은 마약 수사하는 분들의 어려운 점을 잘 살펴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대통령과 공무원들의 대화를 이날 ‘유튜브 쇼츠’ 형태로 제작해 추가 공개했다. 오찬을 겸한 공무원들과의 시간에는 각 부처의 국장·과장·사무관 등 엠제트(MZ) 세대 공무원을 포함해 약 150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요리 실력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5살 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연탄 풍로에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태우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을 생각해보니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고 답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최하는 ‘소금 적게 쓰기 경연대회’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짠 음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