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지 않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인간으로서 기본이 안돼있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대표가 자기하고 표 차이가 얼마 안 나게 떨어진 사람인데, 낙선자를 대우하는 기본도 안 돼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역대 대통령 중 이렇게 야당과 대화 안 하는 대통령은 처음 봤다. 이해가 안 된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통령 되자마자 야 5당과 다 만났고,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도 (그랬다). 왜 정녕 그러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문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피의자로 간주해 만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의에 “그렇다면 더욱 만나야 한다. (이 대표) 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그러면 만나서 들어보면 알 것 아니냐”며 “힘 있는 쪽에서 먼저 악수를 내밀어야 모든 일이 진행된다. 그런데 지금은 일방적으로만 밀어붙이기만 하고 무시하고, 이런 속에서 무슨 대화가 되느냐”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전날 이재명 대표의 새해 기자회견에 대해 “모처럼 시원했다. 이제야 이재명답고 제1야당 대표다운 모습이 돌아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문 전 의장은 민주당 신년인사회 때 새해 덕담으로 ‘교토삼굴’(토끼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미리 굴을 세 개 파 둔다)이라는 고사성어를 언급하며 “플랜2, 플랜3 해서 대안 마련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해, 검찰 수사로 인한 이 대표 유고를 대비해야 한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전 의장은 정부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재원을 한국 기업이 마련토록 한 것을 두고는 “정부가 급했던 것 같다”며 “(입법 과정에서) 일파만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2019년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한국과 일본 기업 △양국 국민의 자발적 성금 등으로 대신 부담하는 내용의 이른바 ‘문희상안’을 해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