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시키려는 검찰 정권의 폭력적인 왜곡 조작 시도에 앞으로도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마친 이 대표가 앞으로 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의 강제 수사에 대비해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정치 검찰에 맞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했다”며 “당당하고 의연하게 저들의 야당 파괴,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분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어떤 모략과 날조를 해도 결국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역사의 전진을 믿으면서 정부가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는 민생 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소환 조사를 기점으로,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정면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앞으로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검찰의 탄압에 대해서 얘기할 것”이라며 “기류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줄줄이 예고된데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만큼 이 대표가 직접 여론전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검찰 조사 국면으로 잠시 중단됐던 민생 현장 행보도 즉각 재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신항을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고 무역 적자 문제를 짚은 데 이어 오후에는 모래내시장을 찾았다. 개인 ‘사법 리스크’에 당의 ‘민생 메시지’가 막히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도 건너뛰었던 이 대표는 12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4년 중임제 개헌안’과 간판 정책 브랜드인 ‘기본 사회’ 등을 언급하며 정치개혁·민생 의제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도 검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며, 단일대오의 모습을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 모녀에 대해서 단 한번의 소환 조사도 없던 윤석열 검찰이 수백명의 검사, 수사관을 동원해 공권력 무한 남용 신기록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대통령의 정적인 야당 대표를 쳐내기 위해 2년 전 끝난 사건마저도 좀비처럼 되살려내면서, 김 여사 주가조작 사건은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는 검찰의 모습이 참 비굴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일부 보수 언론에서 전날 검찰 조사 내용을 담은 보도를 내자 “피의사실 공표 및 허위사실 유포”라며 수사 검사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기로 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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