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월 임시국회가 ‘방탄’ 논란 속에 북한 무인기 침투 사태 등 주요 현안 논의와 관련한 의사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첫날부터 공전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무인기에 대통령실 하늘의 울타리가 뚫렸건만, 정부 여당은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도 거부한 채 실패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심기) 방공에만 여념이 없다”며 “국민의힘은 국회 문을 닫고 쉴 궁리는 그만 중단하고, 즉각 국회에 출석해서 안보 위기와 경제난 해소에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소집 요구로 이날부터 1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됐지만, 국민의힘이 9∼10일 이틀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태와 경제 위기 등을 안건으로 긴급현안질문을 하자는 민주당의 요구를 묵살해 국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10일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에 이목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긴급현안질문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국민의힘의 비판을 의식해, 긴급현안질문을 11일 하루에 몰아 실시하거나 국민의힘이 원하는 날짜에 하자며 양보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제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은 방탄국회 비판이 두려웠는지 긴급현안질문을 본회의에서 하자고 한다”며 “필요하다면 국회 국방위에서 비공개로 충분히 따져보고 파악할 수 있음에도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문을) 하자는 것은 군사기밀을 (북한에) 그대로 넘겨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거부가 계속될 경우 김진표 국회의장의 협조를 구해 야당 단독으로라도 긴급현안질문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의장이 긴급현안질문 실시 여부를 본회의 표결에 부쳐 정할 수 있도록 한 국회법을 근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간 긴급현안질문이 여야 합의를 통해 이뤄져왔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 의장 쪽 관계자는 “여야 협의가 우선”이라며 “지금까지 관례를 봐도 여야가 합의를 통해 안건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오는 12일 국회에서 3차 청문회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공청회는 10일 국회에서 열린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