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 2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국민의 절반은 한국 사회가 통합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정당 간, 유권자 간 분열과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이러한 대립·갈등의 책임 소재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지목했다. 민주주의 등 여러 측면에서 한국 사회가 부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도 절반을 훌쩍 넘기며 미래 전망에 경고등을 켰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월26~27일 전국 성인 남녀 1015명을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여당과 야당 등 정당 간 대립·갈등은 과거와 비교해서 어떠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5%가 “늘었다”, 12.5%가 “줄었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4.6%였다. “각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간 대립·갈등은 과거와 비교해서 어떠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늘었다”는 대답이 51.0%였다. “줄었다”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각각 12.6%, 33.8%다. 국회 선진화법 시행(2014년) 이후 ‘최장 지각 예산안 처리’라는 오명을 쓰는 등 여야 대립이 격화한 상황에서 양쪽 지지층 또한 그만큼 상대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당 간 대립·갈등이 더 심해졌다고 답한 이들에게 주요 정치 행위자들 가운데 누구 책임이 큰지 물어보니, 대통령과 민주당이 각각 38.4%, 34.7%로 오차 범위 안에서 수위에 꼽혔다. 이어 국민의힘 15.6%, 정의당은 0.6%였다. 특히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윤석열 대통령은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5.2%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는 25.8%였고, 17.4%는 “비슷하다”고 대답했다.
지난 대선 때 투표한 인물을 지금도 지지한다는 응답 또한 윤석열 77.8%, 이재명(민주당 대표) 74.8%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3·9 대선이 끝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0.73%포인트 차이라는 박빙 승부를 펼치며 양분됐던 구도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4월 총선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45.7%)는 응답과 “여당 후보를 지지하겠다”(44.1%)는 응답이 오차 범위 안에서 팽팽하게 맞선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갈라진 한국 사회 속에서 국민들의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 “민주주의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우리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이 58.3%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39.7%)보다 높게 나왔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는 “잘하고 있다” 41.5%, “잘못하고 있다” 54.9%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7%, 더불어민주당 34.2%, 정의당 4.8% 순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