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석열계(친윤)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 두 번째 모임이 열린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명박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이채필 일자리연대 고문이 21일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이 마련한 비공개 강연에서, 사회적 논의 절차가 미흡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이 ‘성급하고 의뭉스럽다’고 비판했다.
<한겨레>가 이날 입수한 이 전 장관 발제문(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의 길)을 보면, 그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역대 정부에서 흔히 활용한 노사정 대타협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 장관의 노동개혁 추진 방법이나 전략은 성급하거나 의뭉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진정으로 노동개혁을 하려면 노사 등 각계 인사를 논의체 위원으로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초기 단계부터 수렴”해야 한다고 했다. 노사 의견 수렴이 없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절차를 지적한 것이다.
대학교수 12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논의기구(미래노동시장연구회)를 앞세운 정부의 노동개혁 방식도 비판했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노동부의 의뢰로 지난 12일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80.5시간까지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고 윤 대통령은 “권고 내용을 토대로 조속히 정부의 입장을 정리하고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 노동계 경영계 인사는 전혀 포함되지 않고, 권위 있는 원로나 대가 위주로 구성되지 않아 무게가 실리지 않았다”며 “전문가 위주의 개혁안 논의는 한계에 봉착하고 뜸 들이지 않은 설익은 밥 짓기”라고 했다. 또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논의 과정/기회를 회피한 구조에서 나온 결과는 한낱 보고서나 방안으로만 쌓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다양한 의견을 초기 단계부터 수렴하여 적절한 시기에 공익적 의견으로 제안·추진”해야 한다며 “국민 입장에서 방안이 도출되도록 정공법으로 부딪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국민공감’이 마련한 두번째 공부모임으로 김태기 중앙노동위원장의 ‘디지털 전환과 노동 개혁’ 강연도 진행됐다. 간사인 이철규·유상범 의원과, 모임에 가입하지 않은 장제원 의원을 포함해 모두 38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주도하는 노동개혁을 친윤계 의원들이 측면 지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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