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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상민, 윤 대통령 지시로 연이틀 ‘조문 보좌’…재신임 수순?

등록 2022-11-03 17:02수정 2022-11-03 20:48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이태원 참사 엿새째인 3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이태원 참사 엿새째인 3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책임으로 경질론에 휩싸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연이틀 윤석열 대통령의 조문 일정에 동행했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 등 주무 장관의 조문 동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재신임의 뜻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3일 오전 8시56분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지난달 31일부터 나흘째 조문 행보다. 장관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 장관이 윤 대통령의 조문에 연이틀 동행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대통령이 ‘행안부 장관이 재난대응 주무부처 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반드시 조문에 동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게 ‘누가 조문에 동행하면 되느냐’고 물으니 윤 대통령이 ‘주무부처 장관들이 가면 어떻겠냐’고 했다. (대통령이 이상민 장관을 지목한) 원포인트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 장관만 콕 찍은 게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 조문에 동행한 국무위원은 이 장관이 유일하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윤 대통령의 조문에 동행하면서 ‘조문 보좌’ 비판에 휩싸였다. 재난대응 주무부처 수장인 이 장관이 대책 마련 회의에 불참한 채 대통령 보좌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실은 이 장관의 회의 불참 소식을 미리 전달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행안부 장관이 (회의에) 참석하는 줄 알았다”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대통령 지시 때문에 (조문) 시간과 겹쳐 그쪽으로 갔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이 장관이 회의에 불참할 경우 차관이 대신 참석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조문 보좌’ 비판을 의식한 듯 3일에는 오전 9시30분께 중대본 회의에 참석했다. 당초 오전 9시로 예정됐던 중대본 회의가 연기되면서 이 장관의 회의 참석이 가능해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리실이 이 장관의 조문 일정을 고려해 회의를 미룬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에 총리실은 <한겨레>에 “총리 지시로 오전 9시 내부 간부회의를 열면서 중대본 회의가 연기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이 장관을 재신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그와 무관하다’고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을 동행하는 배경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행안부는 재난안전사고 주무부처”라며 “대통령이 국가 애도 기간 동안 매일 같이 출근길에 합동분향소를 조문하고 있고, 주무부처 장관이 거기에 동행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 상황에서 이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그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진상규명 조사 결과 뒤 그에 맞는 문책 인사를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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