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뒤늦게 이태원 참사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니라 추모의 시간“(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이틀 전 주장과는 판이하게 다른 태도다. 112 녹취록이 공개되며 이태원 참사가 정부의 부실 대응이 초래한 인재임이 선명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약 3시간40분 가량 전부터 “압사당할 거 같다”는 시민들의 112 신고를 받고도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에 관해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사고 발생 4시간 전 이미 사고 현장에서 압사를 우려하면서 경찰의 현장 통제를 요청하는 112신고가 있었다. 12차례의 급박한 구조 신호가 있었다”며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너무도 죄송한 마음”이라며 “왜 경찰이 잘못 판단했는지, 기동대 병력 등 충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는지 그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이후 “지금은 추모의 시간이지 추궁의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이날은 “정부의 제1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156명 숨진 이태원 사고에 대한 무한 책임이 있다. 우리는 책임을 어디에도 미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도 기간이 끝나는 대로 여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 참사 조사 특위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책임 기관으로 용산구청, 서울시,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을 찍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은 애도기간이고 사건 수습과 유족 보호, 위로가 급선무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원인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 112, 119 신고 녹취록을 듣고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 모이는데 왜 용산구청, 서울시, 용산서, 서울경찰청은 사전 대비를 못 했는지 의문이 있었는데 무려 4시간 전 신고받고도 심각성 모르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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