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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외신 앞에서 굳이 영어로…한덕수,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되풀이

등록 2022-11-01 19:46수정 2022-11-01 21:11

윤 대통령도 국무회의 언급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외신기자들에게 이태원 참사의 원인으로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군중 관리)가 부족”해서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참사의 원인이 뭐냐’는 질문에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충분한 제도적인 뒷받침과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했다”고 답했다. 외신이 이태원 참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정부는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를 급히 잡았고 한 총리는 2시간2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라는 용어를 10차례나 사용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는 이른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라는 인파 통제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동시에 생소한 표현을 거론하는 바람에 마치 새로운 개념의 집회·행사를 지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를 풀어서 설명하면 ‘다수의 군중이 모이는 행사 통제’를 뜻한다.

한 총리가 이 용어를 거듭 사용하자 한 외신 기자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이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으면, 경찰·소방 인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총리도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이에 한 총리는 “이상민 장관이 말한 내용이 ‘경찰을 아무리 집어넣어도 소용없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무한대로 책임지는 것이 우리 정부다. 하나의 이유가 모든 것을 합리화하고 책임을 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화한 뒤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를 읽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화한 뒤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를 읽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 총리는 또 ‘총리로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중앙정부의 안전 정책에 대한 주무 부서인 이상민 장관이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태원 참사는 윤 대통령까지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다. 참사 당일 이태원에 투입된 경찰 인력이 적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올해 투입된 인력은 과거보다 많은 숫자가 투입됐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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