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1일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박근혜 탄핵 전야” 같다며 “우리 내부를 흔드는 탄핵 때 같은 세력이 또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라고 말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등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등을 비판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비쳐진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민주당과 합작하여 끌어 내린 것이 과연 옳았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개혁보수로 분칠”한 이들이 당시 “같은 보수 진영에서 내부 분탕질로 탄핵 사태까지 가고 보수의 궤멸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이어 “이 사람들은 이제 갓 출범한 윤석열 정권을 또 흔들어 무얼 노리는 걸까”라며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박근혜 탄핵 전야 같다”고 말했다. 또 “개혁적이지도 않은 사람들이 입으로만 내세우는 개혁보수 타령 이제 그만 해라”라면서 “두 번 다시 그들에게 당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홍 시장의 이 발언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탈당했던 유 전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개혁보수를 외쳐왔다. 그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고 이 문제는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달 25일에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고 하는 등 비판을 이어 오고 있다.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그나마 옳은 소리 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에도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침묵하는 게 도와주는 거 아닐까요”라고 썼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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