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이주호(61)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를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 대타협을 주도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으로는 김문수(71) 전 경기지사를 기용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입시 몰입 제도를 설계했던 이를 다시 교육 수장에 앉히고 극우 행보를 보인 정치인에게 노동개혁 중책을 맡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한 미래인재 양성, 교육격차 해소 등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학제 개편 논란으로 박순애 전 장관이 지난달 사퇴한 지 52일 만이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을 거친 뒤 교과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자율형사립고·마이스터고 신설과 일제고사 실시 및 평가결과 공개를 주도해 학생들을 입시 무한경쟁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장관급인 경사노위 위원장은 대통령 직속으로, 노사정 사회적 타협을 주도하는 자리다. 문성현 전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였지만 중도 사퇴했다. 김 실장은 김문수 새 경사노위 위원장에 대해 “정치력과 행정력을 겸비했다. 노동현장 경험이 많아 정부, 사용자, 노동자 대표 간 원활한 협의와 의견 조율은 물론 상생의 노동시장 구축 등 노동개혁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과 경기지사를 지냈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엔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전광훈 목사와 손잡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등 극우 행보를 걸었다. 최근 노란봉투법 논의 과정에선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며 반노동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논평에서 “경사노위가 형식적으로나마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임명에 반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에 대해 “시간이 1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인선”이라며 “두번씩이나 교육부 장관을 공석으로 둔 책임은 온데간데없고, 일방적으로 교육부 장관을 임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노동계와 국회의 불신을 받는 분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노동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에 대해 “백투더 엠비(MB)인가”라고 꼬집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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