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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 대통령 만난 해리스 “인플레 감축법, 한국 쪽 우려 챙기겠다”

등록 2022-09-29 17:38수정 2022-09-30 02:44

대통령실, 48초·비속어 등 ‘외교참사’ 의식한 듯
“미국, 한국 내 논란에 전혀 개의치 않아” 논평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취재진 앞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취재진 앞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게,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제외하도록 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쪽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85분간 접견하고 한-미 관계 강화 방안, 북한 문제, 경제 안보, 주요 지역 및 국제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부통령이 한국을 찾은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2018년 2월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방한 뒤 4년7개월 만이다.

백악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전기차 세금 혜택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강조했으며, 양쪽은 법이 시행됨에 따라 관련 사항을 지속해서 협의해가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국 쪽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변인실은 “해리스 부통령이 언급한 ‘법률 집행 과정’은 법의 세부 이행 규정을 만드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제정 전인 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하위 시행령이나 행정명령에 한국 전기차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두 사람은 이날 만남에서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정책 법제화에 우려를 표하면서, 미국의 철통 같은 방위 공약도 재확인했다. 이 부대변인은 “확장 억제를 비롯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두 나라가 긴밀히 협의하는 데 대해 평가했다”며 “7차 핵실험과 같은 북한의 심각한 도발이 있을 때 한·미가 공동으로 마련한 대응 조치를 긴밀한 공조 하에 즉각 이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 실행을 위해 필요할 때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한·미 정상 간 합의 사항과 관련한 상황을 재확인하고, 내년 한·미 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계획에 대해서도 추후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뉴욕 방문 중 ‘비속어 발언’과 ‘48초 환담’ 등으로 일어난 ‘외교 참사’ 논란을 의식한 듯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 정상 간 뉴욕 회동과 관련해 한국 내 논란에 대해 미국 쪽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고 있으며 지난주 런던과 뉴욕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교당국은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 이어 이날 해리스 부통령까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넉달 새 미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잇달아 방한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공고한 한·미 동맹 기조를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리스 부통령 방한을 “두 나라 간 최고위급 교류의 또 다른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며 “그만큼 미국 정부가 한·미 동맹에 부여하는 높은 중요성과 신뢰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서울 중구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신기원을 연 여성들과의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전 피겨선수 김연아, 배우 윤여정,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과 한국사회 성 평등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뒤 이날 저녁 귀국길에 올랐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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