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저출산 해결 방안으로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실에서 순방 뒤 첫 국무회의를 열어 “인구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년 동안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2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5명까지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 감소와 100세 시대의 해법을 찾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채무 부담을 완화하는 기금 시행령과 전체 정부위원회의 40%를 정리하는 법률안을 각각 의결‧상정했다. 윤 대통령은 “무너진 서민 경제의 회복을 위해 정부는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돕겠다”며 “유명무실하거나 필요성에 대한 고민 없이 운영되는 식물위원회, 중복위원회를 과감하게 퇴진하거나 통합함으로써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박7일 동안의 순방 성과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인 미국‧영국‧캐나다에서 자유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국제 질서의 수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정상들과 만나 협력 의지를 확인했고, 경제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이 어려운 나라에 대한 지원과 국격에 걸맞는 기여를 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에서 국가와 기업의 이익을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약속한 1억달러 공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세종에서 두 번째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선 지역이 스스로 동력을 찾고 발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앙지방협력회의 이른바 제2국무회의로 각 지자체를 돌며 정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대전현대아울렛 화재 피해를 두고 “이번 화재는 최근에 건립된 현대식 시설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행안부를 중심으로 소방당국 등 관계부처는 현재 재난관리 방식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아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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