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윤석열 정부의 법인세 감세를 두고 “예산 부족하면 재정 늘릴 생각하는 게 상식인데 급하지도 않은 초대기업 세금은 왜 깎아주는지는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축하차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은 한 총리와 만나 “살림을 하다 보면 예산이라는 게 서로 경중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겠냐“며 “이번에도 보니까 재정이 부족해 예산을 많이 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세 인하가) 총리 생각은 아니지 않냐”는 질문에 한 총리가 “저도 동의했다”고 답하자 이 대표는 “임대주택, 노인 예산을 줄여야 할 만큼 급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영구임대주택 예산과 지역화폐 지원 예산, 청년·노인 일자리 예산 등이 삭감된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해 “비정하다는 느낌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한 총리는 “민간이 할 수 있는 부분은 민간에 넘기고 정부는 민간을 지원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최근 임대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좋지 않다. 수요를 늘려야 하고 동시에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예산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기준 완화 방침에도 각을 세웠다. 이 대표는 “주식 양도소득세 10억 이하만 계속 줄여오더니 갑자기 100억원 이하까지 왜 세금을 깎아줘야 하는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그 돈으로 노인 일자리라도 만들어야지, 노인 일자리 예산을 줄여 어르신들이 종이를 주우러 스스로 길에 다시 나가게 하는 것은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30만원, 50만원도 목숨줄인데 국가 재정을 집행해 굳이 안 깎아도 될 세금을 깎아주면서 누군가의 생존 위협을 방치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축하해주러 온 자리에 공격적인 언사를 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오죽하면 그랬겠냐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총리는 “저희 의도와 생각, 기대는 저희가 하는 조처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결국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번 지켜봐 주고 그렇게 가지 않는다면 많은 질책과 비판을 해달라”고 답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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