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의 ‘소통령’이라고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첫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날 선 ‘설전’을 벌였다. 국회 데뷔 무대에 오른 한 장관은 법무부의 공직자 인사 검증과 검찰 인사 문제 등을 따지는 박 의원의 공세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맞섰다.
박 의원은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만난 한 장관을 향해 “오랜만이요”란 인사를 시작한 직후 “헌법상 포괄 위임금지의 원칙을 아느냐, 모르느냐”, “법무부에 인사(를 위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느냐”며 곧바로 질문을 쏟아냈다. 법무부가 산하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해 공직자 인사 검증에 나선 것이 “꼼수”이며 법치농단”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박 의원은 “ 왜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를 검증해야 하느냐”며 “국무위원 중 한 사람에 불과한데 왕중왕 1인 지배 시대, 그것을 한동훈 장관이 지금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이에 “대법관에 대해서 인사 검증을 저희 인사정보관리단에서 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업무는 새로 생긴 업무가 아니라, 과거에 민정수석실에서 계속 해오던 업무”라며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과거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 검증 업무는 모두 위법”이라고 역공했다.
박 의원은 검찰총장이 두 달 넘게 공석이라며 “그동안 검찰 인사를 한 장관이 다 해버렸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과거에 의원님께서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윤석열) 검찰총장 완전히 패싱하고 인사하셨다”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 쪽에선 한 장관을 향해 “참 잘 한다”며 박수를 쳤고, 민주당 쪽에서는 “거짓말”이라는 야유가 나왔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 이후 14년 만에 다시 국회에 선 한덕수 총리도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 설치에 대해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내각으로 환원한 것은 정상화의 일환”이라고 적극 방어했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서도 “일반 경력직에 대한 채용과 별정직의 채용이 좀 다르다”며 엄호했다. 홍장표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향해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앉아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바뀌어야 한다”는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한 총리는 “제 생각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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