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이낙연계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의원에게 “당을 단합시켜야 한다”며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권유한 일화를 소개했다.
설 의원은 29일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을 단합시켜야 2년 뒤 총선에서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5년 뒤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익이 된다”며 “이재명 의원의 목표는 대통령 재도전 아니냐. 그러려면 당을 단합시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지난 21일 이 의원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언급했다.
설 의원은 이 의원에게 “당을 단합시키려면 이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 안나오는 것이 좋다. 대선에서 지고, 지방선거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는데도 졌고, 연이어 당대표로 나온다면 당의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많다”며 “이건 자신의 진로 (측면에서) 봐도 안 맞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약간 동의를 하더라”며 자신의 불출마 권유에 대한 이 의원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한 당내 불출마 여론이 높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27일 이 의원이 민주당 원로들과 비공개 오찬회동을 한 사실을 거론하며 “권노갑, 임채정, 정대철, 문희상,(김원기) 등 상임고문 5분과 만났는데, 이중 네분이 출마를 하지 말라고 권유했다고 알고 있다”며 “거기에 대해서 이 후보가 숙고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재선 의원들이 48명 정도 모였는데, 35명 정도가 이재명 의원도 나오지 말고, 홍영표 의원도 나오지 말라고 권유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상당히 압도적인 부분인데 그걸 귀담아들어야 된다”고도 했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하면 (민주당의) 단합은 무조건 깨어진다는 전제가 있다”며 “이 의원이 출마하지 않게 되면 우선 단합되는 형태로 가고, 그러면 그다음 문제는 쉽게 풀어질 것이다. 당내에서 누가 나서더라도 당 대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설 의원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서는 “이 의원이 출마를 않는다면 저도 당을 위해 출마를 안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이 의원께서 어떻게 하시는지 보고 판단을 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지금 함부로 출마한다 얘기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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