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회 공백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더라도 7월 임시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입법 독주”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정상화에는 손톱만큼의 진정성이 없고, ‘어떻게 하면 야당을 궁지로 내몰 것인지’ 정략에 몰두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마냥 믿고 기다릴 수 없다”며 “금명간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국회를 정상화하고 민생 현안과 인사청문회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어줄 테니 사개특위에 참여해 달라’며 27일까지 답을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까지도 국민의힘이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며 거절하자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단독 소집’을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단독 국회 소집에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여야 협치를 원하고,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지난 2년처럼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입법 독주를 하면 국민의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사개특위를 구성하고 (검찰 기소-수사권 분리 법안 관련) 헌법재판소 제소를 취소하라는 조건은 수용불가”라며 “민주당이 진심으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반환할 생각이라면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늦어도 28일까지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는 한편 국민의힘과 원 구성 협상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무위원 청문회 등 국회 일정을 단독으로라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무산시키지 않겠다는 태도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문제투성이 교육부·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보다 ‘국회가 문을 열지 않아 인사청문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임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정략적 판단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스페인으로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7월1일) 직후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임명해버릴 경우, 인사청문회 개최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그 기한을 29일로 정한 터라, 그날 이후 언제라도 임명할 수 있는 상태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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